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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달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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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11-01 03:25 조회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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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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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연못에
달그림자 드리웠으니
임의대로 가지고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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深潭月影 任意撮摩
심담월영 임의촬마


- 대주혜해(大珠慧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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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혜해(大珠慧海) 스님은
처음 마조도일
(馬祖道一, 709~788) 스님을 친견하고
몇 마디의 문답을 나눈 뒤 크게 깨달았다.

환희 용약해서
스승으로 섬기기를 6년 하였다.

뒤에 옛날 수업을 쌓았던 스승이
연로하여 급히 돌아가 봉양하고 나서,
자취를 숨기고 작용을 숨겨
밖으로는 어리석은 척하며 살았다.

그리고 스스로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
1권을 지었는데
문중의 조카가 되는
현안(玄晏) 스님이
은밀히 유출하여
강서의 마조 스님에게 바쳤다.


이에 마조 스님이 한번 열람하고는
대중들에게 이르기를

“월주에 큰 구슬이 있으니
원만히 밝아
빛이 뻗어 나감에 장애됨이 없다.”

라고 하였다.

대중 가운데
혜해 스님의 성이
주(朱)씨인 것을 아는 사람이 있었다.

서로 약속을 맺어
월주로 넘어와서 방문하고 의지하였다.

그때에
대주(大珠) 화상이라고 이름하게 되었다.


대주 스님이 이르기를

“나는 선(禪)을 알지도 못한다.
아울러 한 법도
사람에게 보일 수가 없는 까닭에
자네들은 오래 머물려고 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쉬어가라.”

고 했으나
그때에 학도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어
밤낮으로 와서 두드림에
부득이 물음을 따라 답을 하였는데
그 말씀이 막힘이 없었다.


그때에 법사 몇 사람이 와서 뵙고는

“한 말씀 물으려고 하니
선사는 대답하시겠습니까?”

하니
위의 글과 같이 대답하였다.

선종사에 걸출한 한 선지식이
법석을 펴게 된 과정이다.

수행을 하고 도를 깨달아
자신의 법을 세상에 펴는 일은
반드시 있어야 할 일이다.

세존도 그랬다.

그러나 스스로 법을 자랑하거나
일부러 알리려는 마음은 없다.

위와 같이 마지못해
입을 열게 되어야 한다.

신문에 광고를 내서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알고 찾아오는 것이다.

자신은 선도 모르며
한 법도
사람에게 보일 수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불가피한 사정에 이르러 하신 말씀이다.


내가 설사 법을 말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깊은 못에 어리어 있는
달그림자에 불과하다.

달그림자라는 말에는 깊은 뜻이 있다.

원숭이들이
못에 비친 달그림자를 건져다가
부처님께 바친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결론은 헛일이다.

실재하지 않은 사물을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하는 일이다.

도란 없는 것이고 법이란 공한 것이다.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있으면 그것은 가짜다.
마치 달그림자처럼.

원숭이들이
달그림자를 건지려고 만졌듯이,
그대들도 그렇게 존재하지 않은
나와 나의 법을
임의대로 만지고 가지고 놀라는 뜻이다.

그것이야 난들 어찌하겠는가.

그래서
많은 학도들이
운집하여 회상을 이루었다.


대주 선사의 어록은
상하 양 권으로 되어 있다.

먼저 숨어 살 때 스스로 지은
『頓悟入道要門論』이 상권이다.

이 논문으로 인하여
스님의 법이 세상에 알려졌고
뒷날 회상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사람들이 찾아와서
참문(參問)하는 일이 생기면서
중요한 말씀들을 모아

『제방문인참문(諸方門人參問)』

이라 하여
또 한 권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대주선사어록 하권이 된 셈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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