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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시절 밖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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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12-07 05:15 조회7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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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밖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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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과 청산,
어느 것이 좋은가.

봄이 온 마을에는
꽃이 피지 않은 곳이 없네.

만약 누가 나에게
경허의 일을 묻는다면

돌계집의 마음에
시절 밖의 노래를 부른다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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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春城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

傍人若問惺牛事
방인약문성우사

石女心中劫外歌
석녀심중겁외가


- 경허성우(鏡虛惺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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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시시비비하며
희로애락의
물결 속에서 뒤엉켜 사는 것과

고요하고 적적한 청산에서의
맑고 깨끗하고 소박하고
단순하고 탈속한 삶 중 어느 편이 좋은가?

그것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세상에 뒤엉켜서
온갖 시시비비와
치다꺼리를 하면서 사는 것이
사람 사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깊은 산중에 홀로
소박하고 맑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
사람 사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경허 스님의 이 글은
어디에 살든 사는 곳은 중요치 않으며
다만 그 사람의
깨어있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
어디든지 다 그 나름대로 살 만하다.

다만 내가
그 환경에 잘 맞춰서 조화롭게만 살면 된다.

봄이 되면 꽃이 피지 않는 곳이 없듯이
사람이 살 만하지 않은 곳은 없다.

모두가 다 살 만한 곳이다.

그러므로
환경을 탓할 일이 아니라
환경을 수용할 줄 아는 마음 자세가
무엇보다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것은
보편적인 체세방법이고
만약 경허 스님
자신은 어떤가 하고 묻는다면,

“돌계집의 마음에
시절 밖의 노래를 부른다 하리라.”
라고 하였는데
이 뜻이 무엇인가?

돌계집이란 사전적인 해석처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돌로 조각하여 만든 무정물이라는 뜻이다.

무정물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것도 어느 시절에도
해당되지 않는 노래다.

다시 말해서
시간을 초월한 노래라는 뜻이다.

흔히 이런 경우를
격외(格外)도리, 격외소식이라 한다.

그러나 본연의 도리,
또는 본분의 도리에서 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두두물물이 모두
진리이며 법이며, 조사의 뜻이라는
본연의 도리에서 보면,
돌계집인 무정물이라고 해서
노래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시절 밖의 노래든
시절 안의 노래 든 무엇이 다른가.

사사(事事)가 무애며,
물물(物物)이 무애이며,
시시(時時)가 무애라서
걸릴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대로 평범한 일이다.
평범하면서도 화장장엄세계다.

즉 이 세계가 그대로
화장장엄세계이기 때문에
산중이고 시중이고
애초부터
나누어 볼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선시(禪詩)는 풀어 놓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긴 하지만
왠지 맛이 떨어진다.

빛이 바랜 듯해서 원본만 못하다.

그러므로
원래의 시를 잘 음미해서
무궁무진한 깊은 맛을
두고두고 즐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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