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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서옹스님

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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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2-27 08:19 조회1,5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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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서옹 큰스님 법문집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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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24.

선(禪)은 참된 나를 깨닫는 것


걸망하나 짊어지고
이 산 저 산을 헤매면서 살아온 나에게
‘선(禪)과 생활’에 대해서 글을 써 보라고 한다.

그러나 선에 대해서
삼세제불(三世諸佛)과
역대조사(歷代祖師)조차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자리는
불조(佛祖)도 상신실명(喪身失命)함을 면할 수 없다.

부처님 경전과 조사 말씀은 물론이요
날마다 나오는 신문기사나
벌레소리와 바람소리까지도 부처님 설법인데

실제로 참선하여 체험하지 않은 자에게
선에 대해서 아무리 잘 쓴다 하여도
병든 사람에게
약방문 이야기하는 격이 되는 것이니
낫지아니할 것이요,
굶은 자에게 음식의 맛을 아무리 설명하여도
배부르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이 글을 읽고
실제로 참선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 보다도 더 기쁜 일이 또 있을까 해서
두서없이 적을까 한다.

현대 사람들은
집권자에게 절대 복종하는 중세기 사람들과 달라서
이성을 자각하고 자유를 주장한다.

그 결과로
과학문명, 기계문명이 극도로 발달하여
인간생활의 편익이
대단히 중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과학만 가지고는
인생의 죄업(罪業)과 생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현대인은 문명의 지배를 받게 되어 기계화되고
전체적인 인간에서 부분적인 인간으로 전락하여
인간성 상실이라는
불안하고 절망적인 현상을 낳게 되었으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금세기 동안 비참한 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경험한 우리는
세계 평화를 갈망함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와 원자폭탄 같은 무서운 무기 때문에
인류 전멸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인간이 창조한 기계문명이
도리어 인간에게 절망을 가져다준 것이다.

이렇듯이 우리는
지금 진실하고 행복한 세계를
어떻게 건설할 것이냐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문제를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하지 못 한다고 체념하여
인간을 초월한
어떤 절대자의 구제를 받기를 바란다면
이성이 결핍된 중세기로
퇴보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나날이 진보하는
역사의 진전에서 이탈한 종교는
이러한 구제의 중대한 임무를 해나갈 수 없다고 본다.

현대인에게 이러한 종교는
경멸의 대상이 될 것은 물론이요,
나아가서는 공격의 적이 될지도 모른다.

현실은 무상(無常)하고 허망(虛妄)하다.

말문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져서
일상적인 자기를
근본적으로 소탕, 완전히 탈각(脫却)해버려서
아무것도 없는 자기의 경지를
주관과 객관의 대립, 자기와의 대립
내외의 구별을 초월한 ‘참나’라고 한다.

이 ‘참나’는 일체의 공간. 시간. 생사. 유무(有無).
가치의 한복판에 있으면서
기기에서 초월한 존재가 되어
자유자재하게 활동해 나가는 실제이다.

참된 생활은 이 ‘참나’가 하는 것이다.

선(禪)은
본래의 ‘참나’가 되어서
자유자재하게 대공(大空)을 비상(飛翔)하는
거침없음을 말한다.

그런데
자기자성(自己自性)을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오료동미오(悟了同未悟)’
라고 한 것같이
깨닫지 않았을 때와 같은 일상생활로 보인다.

그러나 이 생활은
아무데도 걸림 없이 자유자재하다.

미(迷)한 생활은
한정 있는 허망한 생사의 고통을
면할 길 없는 생활이요,
오(悟)한 생활은
한정 없이 진실 된 것으로
생사가 없는 안락한 생활이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불교는
‘진실 된 자아’를 탐구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생활이 윤택해진다 할지라도
그 주체인 정신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나’를 깨닫지 못하면서
어떻게 일체의 타(他)를 운위(云謂)할 수 있겠는가.

선(禪)을 외쳐 부르기 전에
우리는 먼저 자신의 참된 모습을 깨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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