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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서옹스님

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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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3-18 08:31 조회1,5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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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서옹 큰스님 법문집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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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스님 법문집 [사람] 37.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없는 자리


화사한 꽃웃음을 지으며 돌아온 봄이
이 세상을 화창하고 미려하게 수를 놓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활짝 핀 봄날과는 대조적으로
신문에서 5인조 살인강도 사건을 비롯한
험악한 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동양의 정신을 지녀온 우리 조상들은
하찮은 미물(微物)일지라도 생명을 존중해 왔다.

그런데 오늘날은
살해당하는 것도, 살해하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 되었으니
이러한 점에서 생각하면
새봄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어두운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겠다.

이러한 일은
오늘날 인류가 세계사를
잘못 창조해 왔다고 하는 사실에 기인한다.

원래 인간의 근본생명관,
즉 그 마음작용 하는 자리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없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를 지배하는 정신에는
생명관이 없으며
물질만능주의가 범람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은
생명을 죽여도 죽였다는 자각이 없고,
발달된 과학문명을 악용해서
욕망을 채우려고 범죄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참으로 무서운 시대가 되었다.

이와 같은 시류 속에서 어떻게 해야
인류는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수 있는가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은 힘들다.

다만, 종교의 불법에서만 가능할지 모른다.

종교는
참으로 진실 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다.

종교적 정신이야말로
오늘날 인류에게 봉착한 심각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 하겠는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세상은 종교를 도외시하고
종교는 세상을 무시하는 오류 속에 있다.

그 예를 들면,
과거 조선시대는 배불숭유정책으로
불교탄압이 극심했기 때문에
승려들이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야 했다.

오히려 그러한 상황은
불교를 학문적으로
더욱 깊이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종교가
인간 본연의 참모습을 자각하여
학문적으로 정리한 것이
불교학 또는 신학(神學)이다.

다만 종교를 학문적으로 연구한다고 해서
자기 참모습 자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나 철학은
‘인간이 어떻게 하면
진실하고 명확하게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깊이 파고 들어간 것인데
철학의 경우는
어떤 전제를 가지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비판, 탐구해서
모든 일의 진상과 근원을 밝히거나
인간의 자유로운
생명체를 자각하도록 연구하는 데 있다.

이에 비해 종교의 경우는,
처음에 위대한 종교가들이 연구할 때에는
자유롭게 비판 탐구하지만
한 위대한 종교가가 출현하여
근본적으로 해결한 뒤에는
진리를 깨달은 그 자리를
학문적인 논리와 체계로써 확연히 세우는 점이
철학과 다르다.

그런데 선(禪)은
종교나 철학을 전제로 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이 비판 탐구해서
철학과 종교도 초월한
인간 본래의 자유로운 생명체로 인도하는 데 있다.

인간에게는
감각과 이성이 있는데
오늘날의 과학문명은
이성적인 측면에서 개발한 문명이라 할 수 있다.

이 인간의 감각이나 이성을
근본적으로 비판하면
절대모순과 절대고통에 빠지는 것이
오늘날의 철학이다.

이 세상에는 온전히 착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아무리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착하게 살고 싶어도
결국 폐를 끼치게 된다.

일선에서 국가를 지키는 군인,
장사하는 사람, 농사짓는 농부 등
자신의 직업을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들의 덕택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절대적으로 선(禪)만을 행하며 살 수 없으며
자신의 양심이 강할수록
자신이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찍이 현인(賢人)들은
참. 거짓, 선(善). 악(惡), 즐거움. 괴로움도
모두 절대모순에 차 있기 때문에
결국은 절대거짓과
절대고통과 절대죄악에 빠진다는 것을
깨달아 달관했던 것이다.

이러한 절대모순을 해결하려면
자기 자신을 깊이 파고 들어가
자기 생명체의 밑바닥에 도달해야 하는데
그 자리는
죄악도, 고통도, 생사도, 거짓도없는 절대경지가 된다.

종교는
이러한 인간의 근본을 가르쳐 주는 스승이며
또한 철학이 존재하는 이유 이기도 하다.

인간의 감각과 이성을 초월한 종교세계,
영원한 부처님 생명체인
부처님 마음자리에 도달한 것이 불교이며,
그 영성자리에서 살 때에
우리는 저절로 자비심을 갖게 된다.

그 자리에서
우주 전체가 한 생명체임을 깨달아
모든 생명체를
천하의 제일 존중스런 자리라고 여기며
서로 존경하고 자비심으로 협조하여 살 때에
모든 문제가 비로소 해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영성자리에 도달하는 것이
산 생명체, 산 종교라 할 수 있는데
그 자리를 학문적으로 따지는 것은
이성 차원에서
영성 차원을 분별하는 것이며
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만 이것은 학문일 뿐이지
자기 주체와는 거리가 멀게 되기 때문이다.

즉 종교학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생명체와는 유리되어
종교로서의 아무런 절대적인 힘이 없게 되고
사회와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종교가 혼란한 사회를 잘 교화해서
역사를 창조하는 산 종교가 되지 못하고
사회와 격리되기 때문에
현실에서 인간은
감각에 의지한 욕망에만 집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종교는 먼저
산 생명체, 참모습 자리에 도달한 뒤
논리나 학문을 다루고,
또 그 자리에서
현실 문제에 대응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하여야
비로소 역사가 살아난다고 하겠다.

역사 창조와 종교가 무관하다면
세상인심은 점점 험악해질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성도 하신 뒤에
“이 세상은 다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운 것은 욕망에 원인이 있다.
무명(無明) 욕망으로 세상을 살아가므로
집(集)이 생긴다.
그러한 욕망과 번뇌를 없애고 살면
열반의 경지가 있다.”
고 설하셨는데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그 자리를 설명한 것이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등의 교리이다.

종교의 근대화는
종교가 인간의 참모습 자리에서
문화. 과학. 철학 등의 바탕이 되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며,
곧 그것이 살아 있는 종교가 되는 길이다.

오늘날이 바로 그러한 시기이다.
인간의 참모습 자리를 살리고
자유로운 인간생명체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즉 참선인 것이다.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旨人心 見性成佛),
사람 마음을 가리킨 바로 그 자리가 곧 부처다”
라는 것이
달마 스님 이후로 주장하는 선(禪)이며
이것이 불법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이렇듯이 종교는
인간의 참모습 자리에 도달해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참종교이며 활성화된 종교라 하겠다.


그러면 선(禪)에서
인간의 참모습 자리를 어떻게 다루는지 말하겠다.


 대매(大梅) 스님이
마조(馬祖)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마조 스님이 말씀하시되,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



무문(無門) 스님이 말했다.

“만약 곧바로 알아차린다면
부처옷을 입으며
부처밥을 먹으며
부처말을 설하며
부처행을 행하여 이것이 곧 부처라.

비록 이와 같으나
대매 스님이 많은 사람을 잘못 알게 하였도다.

이 부처 글자를 설하면
삼 일 동안 양치질을 해야 함을 어찌 하겠는가.

만약 참으로 이 사람이라면
마음이 바로 부처라고 설함을 보고는
귀를막고 달아나리라.”


무문 스님이 송(頌)하기를

청천백일에 찾아 구함을 극히 꺼리나니
다시 무엇이냐고 물으면
장물을 안고 원통하게 누명을 쓴 것이라고
부르짖음이니라.


내가 여기에 대하여 착어(着語)하겠다.

봄이 돌아오니 크고 작은 모든 나무 곱고
높은 나무숲에 비 그치니 두견새 울도다.

인적 고요한 그림 같은 누각에 달 밝은 밤
기쁜 술 취한 노래에 꽃잎 날리도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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