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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서옹스님

임제록 연의/ 2-1.왕상시가 법문을 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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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5-05 04:01 조회1,6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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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스님의 [ 임제록 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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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상당(上堂)

왕상시가 법문을 청함


하북부의 절도사인 왕상시는
여러 관원과 함께
임제스님께 법좌에 올라 법문하시기를 청했다.

스님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산승(山僧)이 오늘 부득이 굽혀
인정에 따라 방금 이 법좌에 올라왔다.

만일 조사문중(祖師門中)의
종지상(宗旨上)으로 말하자면
감히 입을 열어 말할 수 없고, 발붙일 곳이 없다.

그러나
산승이 오늘 왕상시가 굳이 청하거늘
어찌 근본종지를 숨기겠느냐?

훌륭한 선장(禪將)은
바로 진(陣)을 쳐서 깃대를 꽂고
법전(法戰)을 해보자.
대중 앞에서 증명해 보자.”

그때에 젊은 스님이 물었다.

“불법의 극치는 무엇입니까?”

스님이 바로 할(喝)하시니
젊은 스님은 예배를 했다.

스님이 말했다.

“이 스님은 같이 말을 할 만 하구나.”

또 다른 승려가 물었다.

“스님께서는
뉘 집의 곡조를 부르시며
종풍(宗風)은 누구를 이었습니까?”

스님은 말했다.

“내가 황벽스님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얻어맞았다.”

승려가 또 무슨 말을 하려하니까
스님은 문득 할을 하시고
바로 한 차례 때린 다음 이르기를

“허공에다 말뚝을 박아서는 안 된다.”

좌주(座主)가 물었다.

“삼승십이분교인 팔만대장경이
어찌 불성을 밝힌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님은 말하였다.

“거친 풀밭에 호미질을 않는 것이니라.”

좌주(座主)가 말했다.

“부처님이 어찌 사람을 속이겠습니까?”

스님이 말하기를

“부처님이 어디 있느냐?”

좌주(座主)가 말을 못했다.

스님이 말했다.

“상시(常侍) 앞에서 나를 속이려 하는구나!
당장 물러가라, 당장 물러가라.
다른 사람이 묻는데 방해된다.”

다시 스님이 말했다.

“오늘 법문자리는
일대사를 밝히기 위함이니
다시 묻고자 하는 이가 있느냐,

속히 물으라.

그러나
네가 조금이라도 입을 열면 벌써 틀려버린다.

왜냐하면
석존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법은 문자를 여의었으니
인(因)에도 속하지 않고
연(緣)에도 있지 않는 까닭이다.”
라고 하셨거늘
너희들은 신(信)이 철저하지 못하므로
오늘 복잡하게 말하는 것이다.

상시(常侍)와 모든 관원들이
저희들 불성을
매(昧)하게 할까 걱정이 되므로
나도 물러감이 좋겠다.”

일할을 하고 말하였다.

“신(信)이 적은 사람은 깨달을 날이 없구나,
오랫동안 서 있었으니 그만 평안히 하라.”


< 착어(着語) >

只解用劍刃上事하고
不解向劍裡藏身이로다.
袖中拈出鐵如意하야
擊碎珊瑚掌月枝로다.

다만 칼날 위의 일만을 쓸 줄 알고
칼날 속에 몸을 감출 줄을 알지 못하도다.


소매 속에서 무쇠 여의봉을 잡아내서
달 비친 산호가지를 쳐부수도다.


※※※ 주 ※※※※※※※※※※※※※

1) 부주왕상시(府主王常侍) :
부주(府主)는 지방장관(地方長官)의 뜻이니
여기는 하북부(河北府)의 장관(長官).
왕은 왕씨(王氏) 상시는 실관(實官)이 아니고
일종의 훈기(勳記),
본래 왕의 좌우에 시(侍)하여
제사(諸事)를 주(奏)하는 관(官)을 말함.
산기상시(散騎常侍)의 약(略).
이 왕상시가
임제스님을 진주로 초청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진주는 중당(中唐)이후
왕씨 일족이 독재 권력을 장악하며
마치 소 독립정권과 같이
중앙정부에 대항한 듯하다.
이 왕씨 일족의 선대가
임제록 개권벽두(開卷劈頭)의
부주 왕상시라고 생각한다.
종래의 임제록 주석자(註釋者)는
부주 왕상시(王常侍)를 위산영우(潙山靈祐)에
사법(嗣法)한 거사(居士)
양주(蘘州) 왕경초(王敬初)라고 하여
후대에 편(編)한 사전(史傳)의 서(書)는
왕경초(王敬初) 전중에
임제와의 기연문답(機緣問答)을 싣고 있으나
고(古)기록에는
왕경초와 왕상시를 동일시한 것이 없다고
야나기타 세이잔(柳田聖山)교수는 말한다.

2) 승좌(陞座) :
법좌에 몰라가서 설법하는 것.

3) 상당(上堂) :
주지나 방장이 일정한 날에
법당에 올라가서 설법하는 것.

4) 의의(擬議) :
의(擬)는 하려고 한다는 뜻.
의의(擬議)는 --을 말하려고 한다는 뜻.

5) 수후(隨後) :
바로라는 뜻.
시간적으로 말하는 것이지
배후(背後)의 뜻이 아님.

6) 황초부증조(荒草不曾鋤) :
이 말에 일본의
아사히나 소우겐(朝比奈宗源)선사는
“네가 그래서야
실지수행(實地修行)이
조금도 되어 있지 못하구나.”라고 말했고
아키츠키 료민(秋月龍眼)교수는
“무어! 불성이라고?
나에게는 그러한 것 소용없다.
나는 이 무명망상의 거친 풀 그대로
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불성의 뜻으로 알아서
나는 무명번뇌의 거친 풀을 한 번도 벤 일이 없다.”
라고 말했다.
이 두 분의 경지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깊다고 하겠다.
“거친 풀밭에 호미질을 않는다.”의 말을
나는 이렇게 본다.
“원앙새를 수놓았으니
그대는 마음대로 보라,
그러나
금바늘을 사람에게 주지 말라.
(鴛鴦繡了 從君看이나, 莫把金針度與人하라.)”

7) 좌주(座主) :
경전을 강설하는 교종(敎宗)의 스님.

8) 삼승십이분교(三乘十二分敎) :
삼승인 성문, 연각, 보살.
십이분교는
불교를 십이로 분류한 것으로
장행(長行). 중송(重頌), 병수기(並授記),
고기(孤起), 무문자답(無問自答), 인연,
비유급본사(譬喩及本事), 방광(方廣),
미증유(未曾有), 의론(議論).

9) 갈등(葛藤) :
문자 연구에 집착하는 것. 또는 문자 연구를 말함.

10) 구립진중(久立珍重) :
주지가 설법할 적에
청중이 서서 청법하는 습관이었으므로
오래 서서 수고했다는 말.

11) 진중(珍重) :
서로 이별할 때에 몸을 귀중히 하라는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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府主王常侍(부주왕상시)가
與諸官(여제관)으로
請師陞座(청사승좌)하니

師 上堂云(사 상당운),
山僧今日(산승금일)에
事不獲已(사불획이)하야
曲順人情(곡순인정)하야
方登此座(방등차좌)하나,

若約祖宗門下(약약조종문하)하야
稱揚大事(칭양대사)인댄
直是開口不得(직시개구부득)이라
無儞措足處(무이조족처)니라.

山僧此日(산승차일)에
以常侍堅請(이상시견청)이니
那隱綱宗(나은강종)이리오.

還有作家戰將(환유작가전장)하야
直下展陣開旗麽(직하전진개기마)아
對衆證據看(대중증거간)하라.


僧問(승문),
如何是佛法大意(여하시 불법대의)오?

師便 喝(사변 할)한대
僧 禮拜(승 예배)어늘
師云(사운),
這箇師僧(자개사승)이
却堪持論(각감지론)이로다.


問, 師唱誰家曲
(문, 사창수가곡)이며
宗風嗣阿誰(종풍사옥수)오

師云, 我在黃檗處
(사운, 아재황벽처)하야
三度發問(삼도발문)하야
三度被打(삼도피타)니라.

僧擬議(승의의)한대
師便 喝(사변 할)하고
隨後打云(수후타운)
不可向虛空裏(불가향허공이)하야
釘橛去也(정궐거야)니라.


有座主 問,(유좌주 문),
三乘十二分敎(삼승십이분교)가
豈不是 明佛性(기불시 명불성)가
師云, 荒草不曾鋤
(사운, 황초부증서)로다.
主云, 佛豈賺人也
(주운, 불기잠인야)리오?
師云, 佛在什麽處
(사운, 불재삼마처)오?
主無語(주무어)어늘
師云, 對常侍前
(사운, 대상시전)하야
擬瞞老僧(의만노승)이로다.
速退速退(속퇴속퇴)하라
妨他別人請問(방타별인청문)이니라.


復云, 此日法筵(부운, 차일법연)은
爲一大事故(위일대사고)호니
更有問話者麽(갱유문화자마)아?
速致問來(속치문래)하라.
儞纔開口(이재개구)하면
早勿交涉也(조물교섭야)니라.

何以如此(하이여차)오?
不見(불견)가?
釋尊云(석존운),
法離文字(법리문자)며
不屬因不在緣故(불속인부재연고)라하니라.

爲儞信不及(위이신불급)일새
所以今日葛藤(소이금일갈등)이라,
恐滯常侍與諸官員
(공체상시여제관원)하야
昧他佛性(매타불성)이니
不如且退(불여차퇴)니라.

喝 一喝云(할 일할운),
少信根人(소신근인)은
終無了日(종무료일)이로다.
久立珍重(구립진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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