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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깊고 얕음이 다 손바닥 속에/서옹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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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1-21 17:43 조회2,3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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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얕음이 다 손바닥 속에
/서옹(西翁)대선사


선(禪)은 따로 말할 것도 없고
입을 열면 벌써
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항하사 모래수와 같이
많은 부처님들은
빨갛게 달궈진 뜨거운 화로에
떨어진 한 점의 눈과 같이
목숨을 잃어버리고
우주와 삼라만상이
항상 대광명을 놓고 있다.

恒河沙諸佛 紅爐一點雪
乾坤?萬像 常放大光明

여기에 통연명백(洞然明白)하면
참선공부를
요달해 마쳤다고 하였습니다.

신라 파초혜청(芭蕉慧淸)
선사가 말하기를
“너에게 주장자가 있으면
나는 너에게 주장자를 주고
너에게 주장자가 없으면
나는 너에게서 주장자를 뺐는다.

(爾有柱杖子 我與爾柱杖子
爾無柱杖子 我奪爾柱杖子)”
고 하였습니다.

또 무문(無門)스님의 주장자법문에
“다리가 끊어진 물을
주장자를 짚고
건너가고 달 없는 마을로
주장자를 짚고 돌아간다.
이때 만일 주장자라고 부르면
지옥에 들어가기를
화살과 같이 빨리 들어간다.

(扶過斷橋水 伴歸無月村
若喚作柱杖 入地獄如箭)”

고 하였습니다.



“제방에 깊고 얕은 것이
다 손바닥 속에 있다.

하늘을 버티고
땅을 버티어서
곳을 따라 종풍을 떨친다.

(諸方深與淺 都在掌握中
撑天幷柱地 隨處振宗風)”

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말한
무문스님의 말을 분명히 깨달으면
파초스님의 낙처(落處)를
통달할 것이고,
파초스님의 낙처를 통달하면
역대조사의 언구(言句)를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오조법연(五祖法演)
스님의 송(頌)을 보면

“타인(他人)이 주(住)하는 곳에
나는 주(住)하지 아니하고
타인이 행(行)하는 곳에
나는 행(行)하지 아니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같이
한데 모이기 어려움이 아니라
흑백을 분명히 하기를
요(要)하는 것이다.

(他人住處 我不住
他人行處 我不行
不是與人難共聚
大都 緇素要分明)”고 하였습니다.

임제(臨濟)스님의 회상에 있는
한 스님이 하루는
임제스님께 묻기를

“빈주(賓主)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니
임제스님께서 대답하시기를

“빈주(賓主)가 역연하다”

고 하였습니다.

이 법문에 대오(大悟)한
해인신(海印信)스님이 송(頌)하기를
“한 번 ‘할’하여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니
역연한 빈주는
가벼이 수작할 수 없도다.

만약 종요로이
참소식을 통한다면
한밤중에 동쪽에서
해가 솟아오르리라.

(一喝須敎水逆流
歷然賓主未輕酬
當人 若要通消息
半夜扶桑 出日頭)”하였습니다.

또 중국의 마조선사(馬祖禪師)는
그의 제자인 원주(院主)스님이
마조선사께

“건강이 어떠시냐”

고 안부를 물으니까,
마조스님이 하시는 말이

“일면불 월면불
(日面佛 月面佛)이니라”
하였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마조스님의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의 화제(話題)입니다.

문무(文武)를 겸비한
설두(雪竇)스님도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을 위해서
20년 동안
고생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에 대해서 설두스님이
“일면불 월면불이여
오제 삼황은 이 무슨 물건인고.
이십 년토록 모진 고생을 했으니
그대를 위해서 몇 번이나
창룡굴(조실)에 내려갔던고.
후유,
눈밝은 납승은
가볍게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日面佛月面佛
五帝三皇 是何物
二十年來曾苦辛
爲君幾下蒼龍窟
窟堪述
明眼衲僧 莫輕忽)”

고 송(頌)하였습니다.

오조법연(五祖法演) 스님도
송(頌)에 말하기를

“머리를 두 갈래로 딴
아름다운 여자가
눈썹을 곱게 그리며
경대 앞에서
철없는 어린아기와 같이
아양을 부리면서 하는 말이

‘백옥같이 맑은 자기 얼굴은
다른 사람에 비할 수 없다’

하고 다시
옷걸이에 걸린
비단옷을 입는구나”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설두스님이나
오조법연 스님이 분명히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을 송(頌)한 것입니다.

여기에 투철하게 대오(大悟)하면
천하인(天下人)의 설두(舌頭)를
좌단(坐斷)해 버릴 것입니다.

만일 이와 같은 조사의 송에서
깨닫지 못하면
내(石虎스님) 말을
다시 들어 보라고
다음과 같이 송(頌)을 하였습니다.

맹렬한 칼은
열사께 주고
붉은 분은
의인(義人)께 준다.

猛劍付與烈士
紅粉分付佳人

이와 같이
여러 조사스님이 말씀하였지만

아손(兒孫)을 위해서
추태를 부린 것을
어찌 면할 수 있겠습니까.


[불기 2512(1968)년 3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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