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이겨내야... > 운문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운문의 향기

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이겨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6-05 05:26 조회1,548회 댓글0건

본문

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이겨내야...
++++++++++++++++++++++++++++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승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았다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

塵勞逈脫事非常
진노형탈사비상

緊把繩頭做一場
긴파승두주일장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 황벽희운

++++++++++++++++++++++++++++


황벽희운(黃檗希運) 스님은
불문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이 게송 하나로 인연하여 알려지게 된다.

그러다가
사집 과정에 들어
도서를 배우면서
배휴(裵休, 790~870) 거사를
알게 되고
아울러 황벽 스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또한 전심법요와
완능록을 만나면서
황벽 스님의 정신과
불교사에서의 위치를 가늠하게 된다.

다시 임제 스님을 알면서
황벽 스님의 실체가 확연해짐을 느낀다.

이렇듯
불교에 입문했어도
어떤 한 분의 성자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거나 쉽지가 않다.


어떤 이는
황벽 스님을 서술할 때 이렇게 시작했다.

“여기 황벽이 있다.
선문의 위대한 고존숙(古尊宿),
중국 선불교의 사상적 수호자 황벽이 있다.

그리고
그 영원한 자유인, 선승,
중국 선불교의 위대한 반항자
임제의현의 스승 황벽희운이 여기 있다.”

멋이 있는 표현이며
황벽 스님과 임제 스님을
약간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서 인용하였다.


세상에 살면서
그 흔한 남들이 다 하는 일도
성공을 거두려면
피나는 노력과
남들이 모르는 고된 나날들이 있어야 한다.

밤잠을 못 이루는 깊은 고민과
가슴조이는 수 많은 날의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이른 봄 짙은 매화향기가
그냥 우리들의 코를 찌르는 줄 아는가.

따뜻한 겨울날
멋모르고 꽃망울을 부풀리다가
어느새 찾아온
대한 소한의 추위에 혼이 나고는
다시는 꽃이고 뭐고
피우지 않을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입춘이 가까워지면
꽃을 피우고 싶은 매화의 본능이
그냥 있지를 못하고
또 한 번의 기지개를 켜며
꽃망울을 부풀린다.


그런데 또다시
몰아닥친 입춘 추위에 생 혼줄이 빠진다.

이렇게 피려고 하면
추위가 찾아오고 또 추위가 와서
뼛속 깊숙이까지 매서운 냉기가 배어든다.

그러기에 매화향기는 남다르다.

다른 꽃들의 향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향기가
빼어날 뿐만 아니라 아주 진하다.

정말 코를 찌른다.

이러한 향기는
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견디어 냈기 때문이다.


하물며
생사를 벗어나는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일에 있어서 이겠는가.

인생을 포기하고
생명을 던져서 공부를 지어야 한다.

더 이상
사람으로 살 생각을 말아야 한다.

죽은 몸이라고 여기고
매진하고 또 매진해야 한다.

적당하게
정해진 시간이나 지키고
망상과 혼침으로 번갈아가며
그 생활을 즐기는 정도라면
이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자신이 하는 공부의
실마리를 굳게 붙잡고
한바탕 밀어붙여야 한다.

참선이든 간경이든
염불이든 주문이든
자신이 하는 공부의 과제를
단단히 잡고 나아가야 한다.

죽음이 올 때까지다.

죽으면 쉴지언정
숨을 쉬는 동안 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이러한 각오가 없이는
공부인이라고 할 수 없다.

참으로 불교사에 우뚝 솟은 큰 산,
황벽 스님다운 가르침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57205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1239   종무소 - Tel : 061-392-7502 / Fax : 061-392-2081

기도접수처 - Tel : 061-392-0100 / Fax : 061-392-1143   템플스테이 - Tel : 061-392-0434

Copyright © 2020 대한불교조계종 백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