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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수행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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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6-07 05:29 조회1,4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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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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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한 벌 발우 하나로
조주의 문을 드나들었네.

산에 산에
쌓인 눈을 다 밟은 뒤에

이제는 돌아와
흰 구름 위에 누워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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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衣又一鉢 出入趙州門

일의우일발 출입조주문


踏盡千山雪 歸來臥白雲

답진천산설 귀래와백운


- 벽송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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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인공인
벽송지엄(碧松智嚴, 1464~1534) 스님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속성은 송씨다.
법명은 지엄이며
당호는 벽송이다.

어느 날 어머니의 꿈에
한 인도스님이 예를 올리고 자고 간 뒤에
잉태하여 낳았다고 한다.

계룡산 상초암(上草庵)으로 들어가
조징(祖澄) 대사 밑에서 출가하고,
직지사에서
벽계정심(碧溪淨心) 선사의 법을 이었다.


조선 중기의
스님들의 생활 일면과
세속을 등지고
오로지 화두 하나에만 매달리며 살아온
전형적인 수행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하다.

생활이나 마음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절제와 깨끗함의
아름다운 선의(禪意)가 물씬 묻어난다.

그야말로
선천선지(禪天禪地)에
선산선수(禪山禪水)다.


가진 것이라고는
오로지 옷 한 벌  발우 하나뿐이다.

마음에 담아 둔 것이라곤
조주의 무(無)자 화두뿐이다.

이 화두 하나로
얼마나 여러 번
조주 스님의 문턱을 드나들었던가.

산이란 산의 눈은 다 밟았다.

얼마나 발이 시리고 무릎이 아팠던가.

무수겁 동안 쌓고 쌓은
온갖 번뇌와 인간적 삶들을
일일이 헤집으며
이제는 다 날려버린 것이다.

더 이상 일이 없다.

비로소 두 다리를 뻗고
한잠 늘어지게 잠을 자도 좋다.

그것도
흰 구름 위에서 잠을 자니
얼마나 가볍고 편안한가.

여름 날 흰 구름은
쳐다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하다.

구름 위로 올라가서
두둥실 어디론가 떠가는 착각을 한다.

그런데 벽송 스님은
실제로
구름 위에 누워서 잠을 자고 계시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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