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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내일이 있다고 기다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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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10-25 03:59 조회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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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있다고 기다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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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하다가 칼날 위에
흰 털이 수북한 것을 보고
새삼 놀라는 것은

남은 세월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비로소 알았기 때문이다.

생사를 벗어나기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여 성불해야 하나니.

내일이 있고
또 내일이 있다고 기다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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剃髮因驚雪滿刀
체발인경설만도

方知歲月不相饒
방지세월불상요

逃生脫死勤成佛
도생탈사근성불

莫待明朝與後朝
막대명조여후조


- 진정극문(眞淨克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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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치문(緇門)에 나오는
늑담사(泐潭寺)의
진정극문(眞淨克文, 1025~1102)
스님의 게송이다.

세상 사람들은 거울을 보다가
문득 머리털이 센 것을 보고 놀란다.

그리고 슬픔에 젖는다.

예날 산중에 사는 스님들은 거울도 없다.

어느 날 머리를 깎다가
삭도(削刀) 날 위에
흰눈이 쌓인 듯
새하얀 머리털이
수북하게 쌓이는 것을 보고
비로소 늙었다는 것을 안다.

남은 세월이
얼마 없다는 것을 느끼고는
마음이 바빠진다.

생사해탈을 위해서
성불의 길로 들어섰으나
길은 아직 멀다.

부지런히
또 부지런히 정진할 뿐이다.

내일이 있고
또 내일이 있다고 미룰 일이 아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머리를 깎다가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고
자신을 채찍질 할 줄 안다.


요즘은
스님들의 머리 깎는 칼이
3중 면도기로 대체되어 매우 편리하다.

크게 실수를
하지만 않으면 뜰 염려도 없다.

한 개의 면도날로 거의 반년은 쓴다.

그런 점은 참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한 30년 전만 해도
놋쇠로 만든 삭도를 사용하였다.

어릴 때 해인사에는
삭도를 잘 만드는 스님이 계셨다.

깨어진 징이나
놋 양푼을 구해서
부탁하던 생각이 난다.

좋은 삭도는
걸망 중에겐 큰 재산이다.

그러나 그 삭도는
아무나 칼질을 할 수 없다.

머리 깎는 법을 잘 배워야 한다.

잘 배웠어도
머리를 뜨기 일쑤여서
걸핏하면 피 맛을 본다.

삭도에 얽힌 사연도 많다.

머리를 잘 깎으면 인기도 대단했다.

그런 삭도 위에
눈처럼 쌓이는 흰 머리카락,
거울도 없던 시대에
그 감정을 짐작할 만하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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