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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슬그머니 일어나 춤을 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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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11-05 03:59 조회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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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일어나 춤을 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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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자리 삼고
산을 베개 삼고

달을 촛불 삼고
구름을 병풍 삼고
바다를 술통 삼아

크게 취하여
슬그머니 일어나 춤을 추니

도리어
긴 소맷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걱정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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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衾地席山爲枕
천금지석산위침

月燭雲屛海作樽

월촉운병해작준

大醉居然仍起舞
대취거연잉기무

却嫌長袖掛崑崙
각혐장수괘곤륜


- 진묵(震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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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닦는 사람들은 겁이 없다.
걸릴 것도 없다.
언어를 사용하되
언어의 장벽에 걸리지 않는다.
활달무애하다.

이것이 또한
선기(禪氣)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 글의 주인공
진묵(震黙, 1562~1633) 대사는
살기도 그렇게 살았다.

온갖 일화가 많다.
파격적이며
그릇이 얼마나 큰지 모를 정도로
걸출한 선승이었다.
신통력도 대단했다고 한다.

그이 마음이 얼마나 크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자리 삼고
산을 베개 삼아 잠을 자는가.

따로 집이 있을 리 없다.


스님은 평소에 곡차(술)도
매우 좋아했다고 전한다.

그의 술자리에는
달이 촛불이 되고 구름이 병풍이 된다.

바다는 그의 술동이가 된다.

한껏 마시고 대취하면
슬며시 일어나서 춤을 덩실덩실 춘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는 그만이 안다.


행여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하늘을 날며 춤을 추는 옷자락이
저 높은 곤륜산에 걸릴까 하는 것이다.

그토록 큰 그릇인데도
마음에 염려가 되는
진묵 스님의 곤륜산은 무엇이었을까.

선심(禪心)은
그냥 툭 터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한 점 여린 마음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는 것이

또한 선자(禪者)의
선자다운 매력이기도 하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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