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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저절로 고향에 돌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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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12-09 05:18 조회7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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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고향에 돌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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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에
발린 꿀은 핥지 말고

비상을 파는 집에선
물맛을 보지 말라

꿀을 핥지 않고
물맛을 보지 않아
모두 범하지 않으면

아무런 탈 없이
비단옷 입고
저절로 고향에 돌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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利刀有蜜不須舐
이도유밀불수지

蟲毒之家水莫嘗
충독지가수막상

不舐不嘗俱不犯
부지불상구불범

端然衣錦自還鄕
단연의금자환향


- 대혜종고(大慧宗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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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송은 『화엄경』「이세간품」에 있는

“세존이
도솔천을 떠나지 않았는데
이미 왕궁에 태어났으며
아직 어머니의
모태에서 출생하기도 전에
사람들을 이미 다 제도하였다.”

라는 말에 대해서
대혜(大慧, 1089~1163) 스님이
착어한 것이다.


본분도리(本分道理)는 입에 대지 말고
본분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간혹
생명을 돌아보지 않고
입을 대고 손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대혜 스님은 그것을 경계한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본분도리인가?

도솔천과 왕궁이 둘이 아니며,
어머니 모태에 있을 때와
사람들을 제도하는 때가 둘이 아니다.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원융무애(圓融無礙)하여
찰나가 영원이고 영원이 찰나이며,
먼지 하나가 시방세계이고
시방세계가 먼지 하나인 이치이다.

마음을 가라앉혀서 가만히 들여다 보면
모든 존재의 두두물물이
모두 그렇게 존재한다.

이와 같이
걸림이 없이 존재하는 이 이치를
누가 건들리면
건드리는 사람에게는 그만 어그러지고 만다.

마치 비수에
독을 발린 꿀을 달라고 해서 핥다가
치명상을 당하는 것과 같다.

독극물을 파는 집에 가서
나그네가 목이 마르다고 해서
함부로 물을 얻어먹으면 안 된다.

순식간에 절명하고 말 것이다.

꿀도 핥지 말고
물맛도 보지 않아야
아무 탈 없이 금의환향할 수 있듯이,
본분인은
본분인답게 알고, 느끼고,
깨닫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달리 육도만행을 닦아가며
다듬고 치장하고 옷 입히면 그만 끝이다.

십만팔천 리나 어긋나고 만다.

설사 육도만행을 행하더라도
자기가 모르고 소문도 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조금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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