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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의 향기

고금을 꿰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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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양사 작성일21-04-06 07:55 조회2,0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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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을 꿰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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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 물건이 있다.

이름과 형상이 없으나
고금을 꿰뚫고 있으며

하나의 먼지 속에 있으나

동서남북과 상하를
모두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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唯一物於此
유일물어차

絶命相貫古今
절명상관고금

處一塵圓六合
처일진원육합


- 금강경오가해, 함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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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함허 기화
(涵虛己和, 1376~1433)
스님의 명저인
금강경오가해의 서문 첫 구절이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다니
그것이 무슨 물건인가.

이렇게 자고 일어나서
어제 분별했던 것을 다 분별하고,
춥고 따뜻한 것을 다 알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하는 이 물건이다.

본래는 이름이 없다.
물론 형상도 없다.

그러나
온갖 이름을 다 지어 부른다.

진여니 불성이니 마음이니
보리니 열반이니 법성이니 한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말이 제일 근사하다.

한 물건
이라는 말도 제법 괜찮다.
그래서 조사스님들은 곧잘 쓴다.

모양이 없다고는 하지만
모양을 그려 보일 수도 있다.

세존처럼
꽃을 들어 보일 수도 있고,

가섭 존자에게
자리를 반으로 나눠서
앉아 보일 수도 있고,

곽 밖으로
발을 내 보일 수도 있고,

달마 대사처럼
총령(?嶺)에서 신발 한 짝을 들고
인도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바로 지금 기침을 해서 보일 수도 있다.

아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이 물건은
역사를 따지자면 꽤나 오래된 물건이다.

국보가 아니라
세계의 보배고 인류의 보배다.

천지보다 먼저 있었다.
그리고
천지보다도 나중까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크기는 좀 큰가.
얼마나 큰지
눈에 보이는 우주뿐만 아니라
백만억 광년 밖에 있는
별세계를 다 감싸고도 남는다.

그리고 작기로 말하면
퀴크라는 것보다도
백만배나 더 작은
인허진(隣虛塵)보다도 더 작다.

인허진은
불교에서 말하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말한다.

아무튼 이 한 물건은
한마디로
기기묘묘하고 불가사의해서
설명을 하면
오히려 사실과 멀어진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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